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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2016-11-17    [풀무원 식생활연구실 남기선]

달콤 살벌한 그 이름은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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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달콤하다’하면 어떤 것이 생각나시는지요?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행복감이 연상되시지는 않나요?"

 

 

실제로 ‘단맛’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뇌에서는 세로토닌이나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고 행복감, 만족감, 의욕, 또는 흥분이 되기도 합니다. ‘감언이설(甘言利說)’(남의 비위에 맞도록 꾸민 달콤한 말과 이로운 조건을 붙여 꾀는 말)이란 말도 있는 걸 보면, 달콤함의 유혹은 아주 오래 전부터 있어 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하필 ‘단맛’에 끌릴까요? 바로 생존 본능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는데요, 영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아이들은 하나같이 쓰거나 신맛은 찡그리며 거부감을 나타내지만 단맛 나는 음식을 입에 대어주면 미소를 띠며 만족해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해요. 마치 우리에게 ‘단맛’은 ‘영양’, 즉 살아가기 위한 ‘힘과 에너지’라는 정보로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 것처럼 말이에요.

 

 

▲ 출처: flyckr by Uwe Hermann

 

 

그럼, 우리가 먹는 음식에서 ‘단맛’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바로 식품의 ‘당’ 성분인데요, 음식을 입에 넣자마자 바로 단맛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음식에는 포도당, 과당, 유당, 설탕, 꿀, 시럽 등이 들어 있다는 것이고, 보통 이런 종류의 당을 ‘당류(sugars)’ 또는 ‘단순당(simple sugar)’라고 합니다. 동시에 과자나 음료와 같은 가공식품을 만들 때 추가하여 넣는다 하여 단순당을 ‘첨가당(added sugar)’이라고도 부릅니다. 물론 자연식품에도 단순당은 들어 있고요. 대표적인 것이 과일과 우유인데요, 과일에는 주로 과당이, 우유에는 유당이 ‘달달한’ 맛의 정체입니다.

 

한편,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밥이나 국수, 빵, 감자, 고구마 등에는 단순당보다는 전분과 같은 ‘복합당’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복합당은 단순당이 아주 많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말하는데, 단순당과 복합당 모두 합쳐 다른 말로는 탄수화물이라고 합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지은 하얀 쌀밥은 말할 것도 없고, 다소 맛이 없어 보이는 잡곡밥이나 거친 옥수수 같은 것도 입에 넣어 씹으면 단맛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이는 복합당이 침과 섞이면서 일부 단순당 형태로 분해되기 때문이에요.

 

 

입에서는 이렇게 ‘단맛’을 주는 ‘당’이 우리 몸 안으로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얼굴은 다 다르게 생겼어도 몸 안은 별 차이가 없는 것처럼, 어떤 형태의 탄수화물을 먹었든 그것들은 입을 통해 몸으로 들어가면 단순당으로 소화, 흡수되어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포도당인데, 혈관 안으로 흡수되어 혈액 안에 있는 포도당을 ‘혈당’이라 칭합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평상시에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100mg/dl 이내)하고 있는데, 음식을 먹으면 식품 속의 탄수화물이 분해되고 포도당으로 흡수되면서 혈당이 올라갑니다. 혈당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우리 몸 췌장에서는 인슐린을 분비하는데, 인슐린은 혈액에 있는 당을 세포로 이동시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거나 또는 과다한 당을 지방으로 전환하여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슐린이 작용하면 증가되었던 혈당은 떨어지면서 제 자리로 돌아오는데 이렇게 혈당이 올라갔다가 제 자리로 돌아오는 혈당변화량을, 또는 단순히 혈당이 얼마나 올라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를 조금 어려운 말로 혈당부하(Glycemic Load)라고 합니다. 즉 인슐린이 짊어지고 처리해야 할 일거리, ‘짐’으로 이해하시면 돼요.

 

 

자, 그러면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혈당이 많이 올라갈지 한번 생각해볼까요?

 

뿌린 대로 거둔다고, 당연히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이겠지요. 그리고 만약 소화 흡수가 더 쉽게 잘 되는 음식이라면 혈당은 더 빠르게 올라갈 것입니다. 혈당을 많이 올리는 음식, 즉 혈당부하가 큰 음식을 먹으면 이를 처리하기 위해 인슐린 역시 많이 분비되어 혈당을 조절합니다. 그런데 혈당부하가 큰 음식을 장기간 섭취하면(High GL diet) 인슐린을 생산, 분비하기 위한 췌장의 부담이 가중되며 미세 염증이 발생하거나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과다 분비된 인슐린이 오히려 혈당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바람에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배고픔을 느끼며 불필요한 음식 섭취를 유도하는 역효과가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한 문제는 ‘단맛 중독’에서 비롯되어 혈당의 등락 폭이 커지는 상황(세칭 혈당의 ‘롤러코스트’ 현상)이 반복되면서 여러 가지 대사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슐린은 당으로부터 체지방 합성을 촉진하고, 과하면 인슐린저항성을 초래하여 복부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및 심혈관질환 등 생활습관병의 위험을 높입니다.

 

 

생활습관병의 주요 원인이 되는 비만은 ‘체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의미합니다.

 

체지방은 섭취한 에너지와 소비 에너지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것인데요, 그간 단위 중량당 에너지 생성량이 가장 많은 지방을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생각해왔었지요. 특히 서양의 경우 지방 섭취량이 월등히 많았기 때문에 지방 섭취를 줄이면 어느 정도 체지방 축적이나 생활습관병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저지방다이어트로 비만 유병률을 크게 줄이지 못하고 있는데요, 이는 지방을 대체한 당분의 섭취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어요.

 

한편,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요? 곤궁했던 시절, 효과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했던 밥 중심의 전통적인 식생활에 더하여 빵, 케이크, 과자, 떡, 청량음료 등, 편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탄수화물식품이 많다 보니 탄수화물에서 오는 에너지 섭취 비율이 65% 정도로 높습니다.

이는 서양에 비하여 에너지 섭취량이나 비만 정도는 낮지만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 발생 비율이 높은 이유와 무관하지 않은데요. 식생활의 서구화로 지방 섭취량이 증가되었다곤 하지만 절대적인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으니 탄수화물과 지엘(GL)을 줄이면 비만, 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밥 양을 줄이고 지방이 적은 돼지고기 목살과 숙주, 청경채 등 채소를 듬뿍 곁들인 '스팀 샤부샤부쌈밥'

 

 

당 흡수를 줄이는 식생활, 지엘 다이어트(Low GL diet)는 혈당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아 인슐린이 과다 분비될 필요가 없고, 혈당도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포만감과 식욕,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이를 원한다면 입안에서 즉시 단맛이 나는 것만 당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단순당 뿐만 아니라 밀가루, 백미, 전분처럼 거친 부분 없이 깎아 만든 정제된 탄수화물식품도 당이라는 것을 기억하셔야 해요. 단순당이건 복합당이건 소화흡수가 빠른 정제된 탄수화물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식이섬유소가 많은 거친 음식을 꼭꼭 많이 씹었을 때 살짝 느낄 수 있는 진정한 단맛을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먹는 방법도 영향을 주는데, 동량의 ‘당‘이라도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채소와 함께, 또한 좋은 지방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콩, 두부, 생선이나 계란 등과 더불어 영양균형식으로 섭취하면 당 흡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당 흡수를 줄이는 식생활, 지엘 다이어트(Low GL diet)! 일상식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냐고요? 식사를 하실 때 ‘2:1:1’을 기억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다양하고 풍부한 채소를 2, 포화지방은 적고 적당량의 불포화지방이 들어 있는 단백질 식품을 1, 도정을 덜한 통곡식을 1의 비율로 담아 많이 씹고, 천천히 먹는 방법이지요. 여러분들의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위한 건강 비밀번호, ‘2,1,1’을 꼭 기억하여 실천하시기를 제안합니다.

 

 

 

*본 칼럼은 풀무원 뉴스룸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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