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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2017-04-05    [한국경제신문 임원기 기자]

생활속으로 들어오는 AI(인공지능), 챗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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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늦은 시간에 급히 보험 관련 내용을 문의하거나 주말에 자신이 가입한 통신상품을 확인해야하는 일이 누구나 한번쯤 있었을 것이다."

 

아직까지 많은 기업들의 ARS(자동응답시스템)나 고객지원센터는 평일 야간대나 주말에는 소비자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일을 처리하기 위해 직원을 고용하기엔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도의 직원을 고용하지 않고도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시도때도 없는 고객들의 각종 문의와 요청에 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24시간 대응을 가능케 한 것이 ‘챗봇’(Chatbot)이다.

 

 

(*출처: flickr by Matthew Hurst)


 
대화형 로봇, 챗봇


챗봇은 쉽게 말해 채팅과 로봇의 합성어라고 보면 된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챗봇은 사람 간에 이뤄진 수많은 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화의 패턴과 규칙을 습득한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즉 컴퓨터는 이미 수많은 대화 DB를 구축한 상태에서 사용자의 질문에 대한 답의 범위를 정하고 이 범위 안에 들어온 질문에 대해 답을 해줄 수 있다. 데이터가 방대할수록, 이를 분석해 제시하는 알고리즘이 정교할수록 좀 더 맥락에 맞는 적확한 대답이 가능하다.


챗봇을 구현하기 위해선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텍스트 기반 챗봇은 기계가 문자, 음성 등을 식별하는 ‘패턴인식’, 사람이 쓰는 언어를 컴퓨터에 인식시켜 처리하는 ‘자연어 처리’, 컴퓨터가 정보 자원의 뜻을 이해하고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시멘틱 웹’, 정형화되지 않은 텍스트 데이터에서 새롭고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기술인 ‘텍스트 마이닝’ 등의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최근 첨단 IT(정보기술)기업들은 이런 기반 기술에 머신러닝을 통해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50년 넘은 숙성된 기술


최근 급부상하고 있지만 챗봇의 기원은 5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컴퓨터와 자동으로 대화하는 채팅 프로그램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금부터 50여년 전인 1966년이다. 당시 미국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 인공지능 연구실에서는 1966년 최초의 대화형 챗봇 ‘엘리자(ELIZA)’를 개발했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초반 챗봇의 원조라고 할 만한 ‘맥스(MAX)’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도스(MS-DOS)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챗봇은 컴퓨터와 대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너 팬티엄이라고 알아?”라고 물어보면 “내가 그것도 모를 줄 알아?”라고 대답하는 등 실제 사람의 응답과 유사한 패턴을 보여 인기를 끌었다. 당시 하이텔 천리안 등 PC통신 내 대화방을 통해 알려졌다.


본격적으로 챗봇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2002년 이즈메이커라는 벤처기업이 인공지능 대화엔진을 표방한 심심이를 선보이면서부터. 기업용 대화형 로봇 서비스인 ‘MSN 봇’ 형태로 시작한 심심이는 2010년 이후 앱이 출시되는 등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고 있다.


 
챗봇이 익숙해진 세대의 등장


챗봇이 오래된 기술이지만 최근 주목을 받는 이유는 DB 축적, 기술의 발전 등으로 인해 사용할 수 있는 범위가 크게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챗봇은 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메신저에서 심심풀이용 놀이로 여겨지거나 긴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조도구로 사용되는 정도였다. 용도가 제한적이었던 이유는 응답의 정확도가 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챗봇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것은 소비자들이 메신저로 상담원과 이야기하는 것을 익숙치 않게 여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메신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전화통화보다 메신저로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상황이 급반전했다. 기업들로서는 언제 전화를 받을지 알 수 없고, 비용이 급증하며, 24시간 대응이 불가능한데다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 간 스트레스가 유발되는 고객센터보다 챗봇을 통한 대응을 선호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즉 기술의 발전과 함께 메신저 대화 자체를 더 편하게 여기는 사회적 문화적 환경의 변화가 챗봇의 진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역시 자체 개발한 챗봇을 공개하면서 “업체에 전화해 주문하거나 상담하는 것을 꺼리는 고객들이 많다”며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듯 업체와도 메시지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들, 앞 다퉈 도입


이런 사회적, 기술적 변화로 인해 최근 고객 상담이 중요한 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은행·보험사부터 음식 배달, 숙박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까지 적극적으로 챗봇을 도입하고 있다.


풀무원의 경우 국내에서는 올들어 업계 최초로 카카오톡 기반의 ‘챗봇’ 모바일 고객센터를 오픈하고 24시간 고객 상담을 시작했다. 챗봇 기술을 적용한 ‘풀무원 고객기쁨센터’는 단순한 주문이나 취소같은 기존 쇼핑몰 업계의 챗봇에 비해 소비자들의 다양하고 복잡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상품 배달 시간을 변경한다던가, 배달 조회, 배달지 변경 등 다양한 요구 사항을 주말, 야간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 챗봇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풀무원은 '챗봇' 모바일 고객센터에 '풀무원샵' 주문 조회 변경 메뉴를 추가해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2019년까지 인공지능(AI) 기술을 더욱 정교화해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레시피를 추천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 풀무원의 챗봇 모바일 고객센터 이용방법 영상 캡쳐(*영상보기 클릭)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금융 업계도 챗봇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해 11월 농협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카카오톡 기반의 챗봇 서비스 ‘금융봇’을 출시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금융, 계좌, 관리, 공인인증서를 안내하는 ‘벤자민’을 도입했다. 모바일앱 고객 센터와 연계해 대화창으로 금융투자 상품과 제도 등의 문의를 해결해 준다.


벤처기업들도 챗봇에 주목하고 있다. 숙박앱 ‘여기어때’는 챗봇 ‘알프레도’를 통해 예약 문의를 받거나 숙소를 추천해 주고 있다. 배달음식 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은 주문 접수와 음식 메뉴를 추천하는 챗봇 개발에 100억 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챗봇 서비스


해외에서 가장 유명한 챗봇은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무료 인공지능 변호사 챗봇 두낫페이(DoNotPay)다. 미국 스탠포드대 2학년생인 영국 청년 조슈아 브로우더(Joshua Browder)가 19살때인 2015년말 출시한 이 서비스는 부당하게 주차 위반 딱지를 받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상담을 하면 채팅 형태로 벌금을 취소시키기 위한 조언을 해준다. 놀랍게도 이 챗봇은 불과 6개월간 25만 건에 달하는 상담을 하고 16만 건이나 주차 위반 딱지를 취소시키는 실적을 거뒀다.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에리카'라는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에리카와 대화를 하듯 계좌 잔액을 확인하거나 송금을 할 수 있다. 월 사용 금액이 갑자기 많아지면 에리카가 경고를 해주기도 한다. 자금 계획에 대한 상담이나 조언도 제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의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는 병원진료 돕는 챗봇 ‘멜로디’를 지난해 출시했다. 멜로디는 환자가 의사를 직접 찾아가기 전에 간단한 문진을 수행하거나 의사의 스케줄을 확인해 진료 예약을 대신 해준다. 특정 증상이나 질병에 대한 의료 데이터를 찾아주기도 한다.


 
먼저 말을 거는 챗봇도 나온다


챗봇은 고객 만족도 상승과 비용 절감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 챗봇의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쇼핑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상담 전화의 약 70%가 배송, 주문 변경, 가맹점 위치 문의 등 챗봇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간단한 내용이다. 소비자들 역시 챗봇을 활용하면 더 빠르고 간편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원을 기다릴 필요가 없는 데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챗봇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챗봇의 이미 검증된 ‘유용성’에 비해 아직 활용이 제한적인 이유는 기술적인 한계가 일부 남아있기 때문. 현재 대부분의 챗봇은 정형화된 질문에만 답을 할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질문은 아예 알아듣지 못하거나 엉뚱한 답변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스스로 학습하고 답을 도출해내는 AI 챗봇 기술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AI 챗봇 ‘조’는 정보를 대신 검색해 알려주고 사람의 감정을 파악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고 한다. 이 챗봇에는 상황에 따라 먼저 말을 거는 신기술까지 적용되고 있다. 음성 인식, 시각 인식 등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다면 사람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의사소통하는 인공지능 상담원이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

 

 

*본 칼럼은 풀무원 뉴스룸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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