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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2017-05-25    [중앙일보 정심교 기자]

'탄수화물' 빼기 '당류'는? 제품 뒷면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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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당(糖) 떨어졌어" "당이 필요해"

 

누구나 한번쯤 주변에서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단순히 군것질을 좋아하는 사람만 당을 찾는 걸까. 아니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당을 필요로 한다. 당을 에너지원으로 써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뇌는 에너지원으로 포도당을 사용한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당이 많은 단맛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자연식품이 아닌 ‘가공식품’을 통해 우리 몸속에 들어오는 당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하루에 음식을 통해 당류 65.3g(2012년 기준) 섭취하는데, 이 가운데 무려 61.3%인 40g이 가공식품이다. 음료, 가공우유 및 발효유, 캔디·초콜릿·껌·잼이 대표적이다.

 

단순 당,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 있어

 

당은 분명히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원인데, 가공식품을 통해 당을 섭취하면 왜 문제가 되는 걸까. 그 이유는 당 중에서도 몸에 빨리 흡수되는 당(단순 당)이 가공식품에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당의 체내 흡수 속도를 알기 위해선 먼저 당의 생김새(구조)를 알아야 한다. 당은 생김새에 따라 '단순 당(simple sugar)'과 '복합 당(complex sugar)'으로 구분된다. 단순 당은 당이 하나(단당류) 또는 두 개(이당류)씩 이뤄진 구조물이다.

 

단순 당은 효소가 분해할 게 없어 몸에 들어오는 대로 거의 대부분 흡수되면서 체내 혈당 수치를 급격하게 올린다. 혈당 수치가 오르면 췌장에선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인슐린을 분비한다. 단순 당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인슐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돼 비만·당뇨병 같은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단순 당은 뇌의 식욕 중추를 자극해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하도록 한다. 쿠키 상자를 연 후에 바닥이 보일 때까지 식탐을 억제하진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도당·액상과당 같은 단당류와 설탕·엿당·수크로오스 같은 이당류가 가공식품에 많이 쓰이는 단순 당이다.

 

 

 

단맛을 내는 가공식품에는 대체로 단순 당이 복합 당보다 많다. 단순 당은 혈당을 빠르게 올렸다 내리면서 공복감을 유발한다.

 

 

 

반면 당이 여러 개 묶인 복합 당(올리고당·전분·셀룰로오스 등)은 효소가 당 연결고리를 찾아 분해하는 데 시간이 비교적 많이 걸린다. 다 분해되기 전에 흡수는커녕 대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될 수도 있다. 그래서 혈당 수치가 비교적 천천히 오르고 내린다. 췌장의 부담을 줄여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 될 수 있다. 기왕이면 단순 당보다는 복합 당을 챙겨야 하는 이유다.

 

흰 빵, 파스타처럼 흰 밀가루(정제된 탄수화물) 식품은 혈당을 빠르게 상승시켜 순간 많은 에너지를 내게 해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혈당·에너지 수준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맥이 빠진다.

 

설탕 대신 과일·채소 즙, 포도주스보다는 포도를 통째로

 

평소 식단을 구성할 때부터 당류 줄이기를 실천할 수 있다. 파인애플·사과·배·양파·당근·파프리카·피망·레몬 같은 과일·채소를 갈아 만든 즙으로 설탕의 단맛을 대체해보자. 과일의 단맛이 설탕의 단맛을 대신하면서 과일·채소의 감칠맛이 단맛을 더 돋운다. 다시마·표고·양파로 육수를 내어 조림 음식을 만들면 당 함량을 줄일 수 있다.

 

과일·채소를 먹을 때에는 가급적 통째로 먹는 것이 좋다. 과일·채소에 많은 식이섬유가 당 흡수율을 늦추기 때문이다. 그물(식이섬유)에 걸린 물고기(당)를 쉽게 빼내기 힘든 것처럼 과일·채소엔 식이섬유와 당이 얽혀 있어 효소가 당을 꺼내기 힘들다. 실제로 포도를 통째로 먹을 때보다 포도를 갈아 만든 주스를 마실 때 당이 몸에 더 빨리 흡수된다. 포도 껍질·알갱이를 가는 과정에서 식이섬유가 잘게 쪼개지기 때문이다. 또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느끼게 해 전체 식사량을 줄이고 결국 당을 조금만 먹게 하는 효과도 있다.

 

 

포도주스 vs 포도의 당 흡수 속도. 포도를 갈아 마시면 갈지 않고 먹을 때보다 당이 더 빨리 흡수된다.

당을 천천히 흡수시키는 식이섬유가 잘게 쪼개지기 때문이다.

 

 

양념·소스 제품에도 설탕·물엿·토마토케첩 같은 첨가당이 들어 있다. 한 끼당 양념·소스는 2가지 이하로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후식은 가공식품보다는 가급적 과일·우유 같은 자연식품이나 무가당 요구르트, 꿀·앙금이 들어가지 않은 떡처럼 덜 달게 먹을 수 있는 식품으로 대체한다.

 

과일 통조림 대신 제철 생과일, 토마토케첩 대신 생토마토로 바꾸는 것도 좋다. 계량도구를 사용하면 조리 시 당을 너무 많이 넣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당 함량이 높은 식재료를 사용하는 조림, 볶음, 튀김(강정), 찜 같은 조리 메뉴는 한 끼에 중복되지 않도록 식단을 짠다.

 

인공감미료, 달면서 살 안 쪄

 

인공감미료는 설탕보다 200~600배 달다. 음식의 단맛을 낼 때 설탕의 1%도 안 되는 분량을 쓴다. 단맛을 쉽게 내면서 칼로리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인공감미료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여전하다. 대표적인 게 아스파탐이다. 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게 한다는 주장이 있다. 몸에 당이 부족하면 뇌에서는 '에너지원이 필요하니 단 음식을 먹어 당을 흡수하라'며 공복감을 유발한다. 그런데 막상 아스파탐으로 단맛을 낸 식품을 먹으면 체내로 당이 들어오지 않아 뇌가 헷갈릴 수 있다. 또 인공감미료를 많이 먹으면 설사·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칼로리를 낮춘 또 다른 감미료로 자일리톨·에리스리톨이 있다. 설탕은 당과 당이 묶인 구조인데, 이들 감미료는 당과 알코올이 붙어 있다. 설탕보다 당이 적어 칼로리가 낮다. 하지만 많이 먹으면 알코올 때문에 소화가 잘되지 않고 메스꺼움을 유발할 수 있다. 최근엔 설탕의 단맛을 60~92% 내면서 칼로리를 낮춘 천연 유래 감미료도 개발됐다. 자일로스·타가토스·알룰로스 등을 소재로 한다.

 

가공식품 라벨 속 숨은 당 찾기

   

가공식품에 붙은 라벨만 잘 살펴봐도 당의 함량·종류를 알 수 있다.

첫째, '영양성분'을 살핀다. 영양성분란에 탄수화물·당류 함량이 적혀 있다. 탄수화물은 당류, 녹말(전분), 식이섬유를 합한 덩어리다. 이 중 당류는 몸에 빠르게 흡수되는 단순 당을, 녹말·식이섬유는 몸에 천천히 흡수되는 복합 당을 말한다. 다시 말해 탄수화물은 복합 당과 단순 당을 합한 것이고, 당류는 단순 당만 의미한다. 탄수화물 값보다 당류 값이 작을수록 복합 당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반대로 탄수화물에서 당류를 뺀 값이 0이면 '제품 속에 든 당은 모두 몸에 바로 흡수되는 단순 당'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한 포도주스 제품의 영양성분란. 탄수화물(26g)에서 단순 당인 당류(21g)를 뺀 나머지(5g)가 복합 당이다.

  

 

둘째, '1회 제공량'이 제품 총량과 같은지를 확인한다. 영양성분은 1회 제공량을 기준으로 표기한다. 만약 1L(1000㎖)짜리 탄산음료의 1회 제공량이 250㎖라고 써 있다면 영양성분 속 탄수화물·당류 함량은 그 4배가 해당 탄산음료의 당 함량이다.

 

셋째, '원재료명 및 함량'을 읽어 보자. 정백당(흰설탕)·액상과당 등에서 어떤 당을 썼는지 당 종류를 알 수 있다.

 

넷째, 제품에 '무첨가' 또는 '무가당'이라는 글자가 있으면 라벨을 더 꼼꼼히 읽어보는 게 좋다. 비록 설탕은 없지만 설탕보다 체내 흡수가 빠른 시럽·액상과당 등을 넣어 단맛을 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맛은 O, 단맛은 X … 미각 키우기

 

미각 가운데 단맛에 둔하면 단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 나이가 들수록 혀는 단맛·짠맛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이 두 맛을 느끼는 감각기관이 쓴맛·신맛을 느끼는 감각기관보다 더 빨리 늙기 때문이다. 단 음식을 먹을 때 신맛·쓴맛 음식을 곁들이면 미각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 예컨대 초콜릿을 먹을 때 원두의 쓴맛, 신맛이 강한 아메리카노를 곁들이면 초콜릿의 단맛을 더 잘 음미할 수 있다. 만약 초콜릿에 바닐라라테를 곁들이면 당은 많이 먹어도 단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후각기능이 떨어져도 맛을 제대로 못 느낀다. 비염·축농증처럼 냄새를 잘못 느끼는 질환을 오랫동안 치료하지 않으면 평소보다 당을 더 많이 먹을 수 있다. 음식 온도도 미각을 좌우한다. 음식을 차갑게 먹으면 따뜻하게 먹을 때보다 단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팥빙수·슬러시처럼 찬 음식을 먹을 땐 조금 싱겁더라도 달지 않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최근 풀무원기술원 식생활연구실이 연구·개발한 '2·1·1식단'을 활용하면 매일의 식단에서 건강한 당을 섭취할 수 있다. 채소와 단백질 식품, 통곡물을 2:1:1의 황금비율로 챙겨 먹으면 하루에 필요한 당을 복합 당으로 채울 수 있으니 참고하자.

 

☞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4대 저열량 감미료

 

아스파탐 |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감미료. 1g당 4㎉를 낸다. 단맛이 설탕의 200배에 달한다. 혈당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카린 | 단맛이 설탕의 300~400배. 체내에서 대사되거나 쌓이지 않고 소변으로 배출된다. 어묵·햄 등에 주로 들어간다.

 

아세설팜 칼륨 | 단맛이 설탕의 200배. 산뜻하고 신선한 맛이나 고농도에선 쓴맛이 난다. 액상, 제빵, 음료, 요리에 많이 쓰인다.

 

수크랄로스 | 단맛이 설탕의 600배. 열에 안전해 빵·껌·소스·유제품 등에 사용한다.

 

☞ 당류 과다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8가지 악(도움말: 미국 건강전문지 『헬스』)

 

 ① 두뇌활동 방해

 ② 더 많이 먹도록 유발

 ③ 피부 노화 촉진

 ④ 남아도는 당류는 지방으로 전환

 ⑤ 유해산소 생성 촉진

 ⑥ 단맛 중독 유발

 ⑦ 스트레스 유발

 ⑧ 혈당·에너지 갑자기 올렸다 떨어뜨림

 

 

*본 칼럼은 풀무원 뉴스룸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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